[금융권 디지털 생활금융 (4) 우리은행] 권광석 행장, 택배 서비스 등 생활밀착 확대
실손보험 빠른 청구…원스톱 플랫폼 구축
간편결제도 넘본다…뱅킹앱 우리페이 탑재
▲사진 : 권광석 우리은행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생활금융서비스 확대로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비대면 고객 유입을 늘리고 락인(Lock-in) 효과로 우량고객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다양한 업종과의 협업과 공동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보험청구·상품권·택배까지…생활밀착 서비스 전방위 확대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우리원(WON)뱅킹에서 생활밀착형 편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 미성년자 계좌조회 서비스, 마이(My)택배 서비스 등이 있다.
우리은행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진단서 등 종이서류 없이도 원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올해 초 출시했다. 서비스 가입 건수는 지난 8월 말 기준 1만여건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0여개 보험사 실손보험 가입자가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등 90여개 주요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우 진단서, 영수증 등 별도의 종이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원뱅킹 내에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제휴 병원을 제외한 일반 병원에서도 증빙서류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병원 입점 영업점에 스탠드 배너를 포함한 각종 안내물을 설치해 고객들이 병원 진료 이후 신속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을 비롯해 제로페이의 모든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하는 ‘우리제로페이’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원뱅킹에서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 구매 시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지인들에게 모바일상품권 선물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미성년자 계좌조회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스크래핑을 활용한 법정대리인 확인서류 확인을 통해 부모의 원뱅킹으로 만 14세 미만 우리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자녀의 거래 내역과 당일 계좌잔액을 조회할 수 있다.
현재는 기본증명서 상세, 가족관계증명서 등 법정대리인 확인서류를 지참해 영업점을 방문해야 가능했던 미성년자 계좌조회가 비대면 서류제출만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택배 플랫폼 서비스 전문업체 파슬미디어와 함께 택배 서비스 ‘마이(My)택배’를 선보였다. 마이택배는 택배 예약·결제 서비스뿐 아니라 개인별 휴대폰 번호를 기반으로 택배 운송 상태도 조회할 수 있는 원스톱 종합택배 플랫폼이다.
‘택배예약서비스’는 원뱅킹에서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기사 방문 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방문 희망일에 배송 기사가 집, 사무실 등 지정한 장소에 직접 방문해 물품을 수거해간다. 편의점택배는 CU, GS25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예약 접수 후 가까운 편의점에 방문해 물품을 접수할 수 있다.
‘택배배송조회서비스’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로 배송되는 물품의 운송 상태를 운송장 번호 없이 최초 1회 휴대폰 번호 인증만으로 자동 조회할 수 있다. 4개 택배사 외 우체국택배, 편의점택배 등은 운송장 번호로 직접 배송 조회가 가능하다.
직장인 특화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우리 직장인셀럽’ 페이지도 오픈했다. ▲매월 입출금 현황 ▲급여 이체 내역 ▲수수료 면제 혜택을 그래프로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산관리·부동산경매·연금진단 등 직장인 특화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원뱅킹에 간편결제 서비스 ‘우리페이’도 탑재했다. 우리페이는 우리카드 또는 우리은행 입출금계좌를 사전에 등록하면 국내외 온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실물카드 없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 G마켓 등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BC카드 및 페이코 가맹점에서도 QR·바코드 결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유니온페이와 제휴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
◇ 외부 제휴 통해 병원비 선납서비스 등 신사업 추진
우리은행은 생활금융서비스를 위한 전략으로 외부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의료정보 전송플랫폼 전문기업 지앤넷과 ‘의료(Medical) 플랫폼 기반 디지털 융복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우리은행의 금융 노하우와 지앤넷의 의료정보 플랫폼 기술을 결합한 금융상품·서비스 개발과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다양한 분야의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체(Working Group)을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실손보험에 가입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원뱅킹의 비대면 대출상품을 이용해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는 ‘병원비 선납 서비스’와 모바일로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해주는 ‘처방전 전송 서비스’ 등 신규사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퇴원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복잡한 절차를 한 번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고객 중심의 생활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같은달 소상공인 매출채권 정산 전문기업 디에스솔루션즈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으로 디에스솔루션즈의 선정산 온라인 플랫폼인 ‘비타페이’에 우리은행의 ‘기업 모바일 금융몰’이 입점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원뱅킹에서 운영자금대출, 해외송금, 소상공인 컨설팅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디에스솔루션즈가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공동마케팅 전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 디지털그룹, 애자일 조직 체계로 디지털 미션 달성 역량 집중
우리은행 디지털그룹은 원뱅킹 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오는 12월 마이데이터 서비스 오픈, 지급결제지시업 및 종합지급결제업 도입 등 신규 혁신서비스 확대로 금융·빅테크사 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 확대, 마이데이터 도입과 함께 고객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증대해 디지털 채널을 금융과 비금융을 포괄하는 고객 친화적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개발시킨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전략 방향은 정교한 고객 가치 제공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금융 본업을 얼마나 고객이 선호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가에 방점을 두고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디지털그룹은 산하에 디지털금융단, DI추진단 등 2개 단을 두고 총 10개 부서를 관할하고 있다. 그룹 직속으로는 디지털전략부와 프로세스혁신부가 있고 디지털 영업조직인 원컨시어지영업부도 설치했다.
디지털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황원철 부행장이 총괄하고 있다. 황 부행장은 20년 넘게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연구해온 디지털 전문가다.
1994년 미국 컴퓨터 장비업체 휴렛패커드 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 서비스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퍼스트데이터코리아, KB투자증권, DB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에서 요직을 맡으며 디지털역량을 쌓아 왔다. 디지털그룹에는 센터 유선상담 도급직원 등을 제외하고 현재 약 350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영역별로 전문화된 업무 수행을 위해 두 개 단에 각각 디지털금융과 신기술 영역을 전담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디지털금융단은 디지털 채널 개발, 운영, 마케팅 총괄 및 비대면 고객관리 업무를 맡는다.
디지털사업부, 스마트고객부, 고객센터, 스마트앱개발부 등을 두고 있다. DI추진단은 빅데이터, AI 및 신기술 관련 서비스 기획 및 개발을 총괄한다. 산하에 빅데이터사업부, AI사업부, D&A플랫폼부 및 마이데이터 전담조직, 신기술연구팀 등이 있다.
우리은행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애자일 조직 체계(ACT·Agile Core Team)를 도입해 적용 중이다. ACT는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로 전행 주요 신사업 기회 발굴, 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CT의 리더는 부서장의 권한을 갖는다. ACT 내 지원업무는 관련 소관부서가 대행해 주어진 미션 달성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달성 후 해체하거나 필요시 부서로 격상된다.
우리은행은 현재 마이데이터, 전행 DT 추진, 기업 DT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ACT 조직을 운영 중이다.
디지털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신입 행원 전원을 디지털·정보기술(IT) 부문에서 채용했다. 6개월간 영업점 파견 후 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대학 디지털 금융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디지털 관련 유관부서에 배치할 예정이다.
디지털 부문의 경우 신입 행원뿐 아니라 외부 경력직 역시 수시로 채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카이스트, 숭실대 디지털금융 연수과정을 운영, 직원들을 파견해 디지털 전문가 양성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